몰입대상의 선정
우리는 한 인간이 다양한 행위를 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한 가지에 몰두해서 그것을 더 잘하기를 바란다. 그러나 대다수의 사람은 다양성을 추구하며 살아간다. 이것은 재미라는 형태로 환원되며 이것도 기본적인 욕구와 관련이 있다.
이것저것을 다양하게 경험하고 싶어 하는 이 욕구는 우리를 달라지는 환경에 쉽게 적응할 수 있는 기회주의자로 만드는 데 일조했다. 그러나 아주 가끔 이런 다양성의 추구와는 정반대 성향의 사람들이 나타난다.
그들이 다양함을 거부하려는 인식 속에서 어떠한 저항정신을 가지고 그런다기보다는, 그냥 기질적으로 한 가지에만 몰입하는 특성을 가지고 태어난 게 아닐까 싶다. 이런 신기한 특성을 가진 사람들을 우리는 무척 환대한다. 한 가지를 질리지 않고 꾸준히 할 수 있다는 것은 실로 부러운 능력이라 할 수 있다.
몰입은 내가 하려고 마음먹고 하는 경우와 딱히 원하지 않았는데도 일어나는 경우가 있는데, 중간에 포기할 수 있는지, 없는지에 따라 중독인지 아닌지를 구분할 수 있다.
중간에 내 의지대로 중단할 수 없다는 것은 위험한 과몰입 상태일 가능성이 크다는 말이 된다. 실체가 없는 무형의 '분야' 나 실체가 있는 유형의 '대상' 모두 좋은 몰입이 될 수도 있고 나쁜 몰입이 될 수 있다.
분야에는 기술이나 지식의 습득 (공부), 설계(구상), 제작, 운용, 소비, 관람, 감상, 조율, 창작 같은 것들이 있고 대상에는 사람, 동물, 사물, 물질 등이 있다.
이런 몰입의 행위들은 자연스럽게 가치가 생겨서 주거나 받는 소비문화가 되고, 콘텐츠를 즐기는 문화는 인류를 발달시키고 삶의 질을 향상한다. 아무래도 위험성이 더 큰 것은 실체가 있는 유형의 대상에 관한 몰입일 것이다.
사회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몰입의 부정적인 특성으로 나타나는 '금단 증상'이다. 금단 증상이 개인을 파멸로 몰아가서 사회체제 안에서 누락이 되고, 그런 경우의 수가 많아지면 사회적 혼란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몰입하다가 금단증상 등의 이유로 마음대로 중단할 수 없는 단계를 중독됐다고 표현한다. 중독에는 물질 중독과 행위 중독이 있다.
중독을 판단하는 척도는 의존성일 것이다. 절대기준이 없고 사람마다 중독 시점에 차이가 있다. 물질 중독의 종류로는 알코올, 약물 (마약이나 수면제 같은), 담배, 음식 등이 있고, 행위 중독에는 인터넷, 게임, 도박, 쇼핑, 성형, 섹스, 운동, 일 등이 있다.
일반적인 몰입과 중독의 공통점은 갈망하는 욕구가 내재 되어 있다는 것과 계속하다 보면 내성이 생긴다는 것이고, (이전의 설렘이나 떨림보다 감각이 무뎌지는 부분) 차이점은 중독에는 뇌를 포함한 신체의 일시적, 영구적인 손상이나 불안 장애 등으로 인해 사회적인 활동이 불가능하게 된다는 점이다.
몰입하게 되면 익숙해지고, 정밀해지고, 반복되는 행위 속에서의 즐거움이 크겠지만, 그것을 갑자기 그만두게 되거나 잃었을 때 상실감 또한 너무나 크다. 한 가지를 지속해서 꾸준히 하는 사람들은 대게 그 분야에서 크게 성공하게 되어 있다.
그런데 몰입하게 된 것이 무형의 분야가 아니라 유형의 대상이 되어버리면 말도 안 되는 절망을 경험할 수도 있다. 특정 동물이거나 어떤 사람이거나 어떤 물질이거나 일부 행위이거나 옳지 못한 관계가 되었을 때, 즉 잘못된 대상의 선택과 몰입에 결과는 끔찍하고 참담하다. 특히나 사람의 경우 대상의 동의가 필요한 만큼 훨씬 더 신중해야 한다.
서로 동의한 상태에서의 몰입은 행복한 일이지만, 그러한 경우에도 언제나 절망에 대한 위험성이 포함되어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사랑에 대한 몰입이란 스스로 원하지 않았는데도 일어나고 중간에 내 의지로 중단할 수 없게 되는 행위의 중독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을 파멸로 몰아가는 형태의 몰입은 종류를 막론하고, 전부 몰입 행위 그 자체에 중독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 가지에 몰입할 수 있는 재능은, 제대로 된 분야와 대상을 선정하는 재능과는 엄연히 다르다. 무조건 몰입할 분야, 혹은 대상의 선정이 우선 되어야 한다. 내가 지속해서 몰입할 수 있는 분야 인지 아닌지를 알아야 하고, 몰입해도 금단 증상이 생기지 않을 수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
쉬워 보이지만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어딘가에 몰입을 하고 싶어서 분야나 대상을 무작위로 선정하는 것은 무척 위험한 일이다. 보상을 예상하고 몰입을 했는데 상실만 크게 남을 수도 있다는 말이다.
많은 사람이 집중 투자가 훨씬 더 많은 이득을 얻을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분산투자를 선택하는 이유는 실패의 위험성이 너무 크고, 그런 것을 감당하기 싫기 때문일 것이다. 어떤 이들은 보상을 얻으려 한 것도 아닌데 그냥 한 가지에 자연스럽게 몰입이 되기도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은 의도적인 몰입을 통해 한 가지를 계속 반복하고 더 큰 보상을 얻으려고 애를 쓴다.
몰입보다 더 중요하고 우선시 돼야 할 사항은 몰입할 분야와 대상에 대한 선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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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풍족하고 편리하며 배부르지만 불행하고 무기력한 노동자들이다. 감성적인 사람들은 예민하기 때문에 생존에 유리하며, 더 잘 보이고 잘 들린다. 우울증에 걸리는 것을 이해를 못 하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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