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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도 저래도

퀘이' 2020. 6. 5. 13:04

독립해 나와살아도 힘들고 독립하지 않아도 힘들고.
혼자 살아도 힘들고 둘이 같이 살아도 힘들고.
이혼해도 힘들고 이혼하지 않아도 힘들고
재혼해도 힘들고 재혼하지 않아도 힘들고.
외모가 뛰어나도 힘들고 못생겨도 힘들고.
자식이 있어도 힘들고 없어도 힘들고.
이 빌어먹을 자본주의 세상에서 살고 있는 이상 편하고 좋은 절대적인 것은 돈뿐인 건가?

 

 

집을 박차고 뛰쳐나와 독립을 했는데 생각처럼 밤에 잠을 푹 못 자고 있다.
부모님과 살 때는 집에서 나가면 아주 편안한 잠을 잘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누워있으면 편안하지가 않고 몸이 긴장한 상태로 잠이 오질 않는다.
정확한 이유까지는 아직 모르겠으나 아마도 20여 년간을 한동네에 정착해서 익숙한 풍경과 안정감 속에서 살아오다가 장소의 변화를 겪으니 몸이 적응하지 못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결혼한 언니에게 언제가 되면 적응되냐고 물으니 아직도 안됐다고 했다.
안타깝지만 아마 나는 앞으로 최소 몇 년~십수 년간은 이 상태로 지내게 되나 보다.
대충 용어로 붙이면 향수병이려나??
아예 집이 없는 상태로 몸과 짐만 가지고 해외 같은 곳에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면서 몸을 정착인이 아니라
유목민 같은 상태로 만들어버리면 이 감각은 사라질지도 모르겠다. 아마 이게 이 감각을 해소할 정답일 것 같다.

 

이성과 같이 살면 편안하고 좋을 것 같겠네 싶었는데 좀 더 생각해보니 그렇지가 않은 것 같다.
이 부분은 실제로 겪어보지 못했으므로 깊이 있게 쓸 수가 없지만 들은 얘기로는 아주 사소한 걸로 사이가 쩍쩍 갈라졌었다.
한 명이 누워있거나 놀고 있을 때 다른 한 명은 청소하거나 설거지를 하면 왠지 모르게 분노가 치솟고,
옆에 있는데도 여전히 혼자 생활한다는 외로움이 크게 느껴진다면 혼자일 때보다 더 외로울 수 있다..
서로가 자신이 더 많이 일하고 있으며, 많은 것을 인내한다고 생각하게 되는 거겠지.

좀 더 처절하게 외롭고 쓸쓸함을 겪어내야 준비가 되는 걸까? 아니면 쓸쓸함에 적응하는 것이 먼저일까.

 

외모가 빼어난 사람들을 보면서 내가 느낀 것은정렬된 얼굴과 바디 라인이면 그만큼 상대방 쪽이 너그러워지는 괴상한 작용 때문에 나중에 엄청난 고통을 겪는다는 것이다.
외모가 빼어난 사람은 아무래도 상대적으로 보통이나 못생긴 사람보다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이 적어지고 자기가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것에 익숙해진다고 본다.

왜냐면 어렵지 않게 이성(혹은 주위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으니까.
사람은 본능적으로 외모가 뛰어나면 관대하기 마련인데 문제는 빼어난 외모에는 수명이 있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타인과 관계할 때 배려해야 하는 부분에 대한 생각보다는 관리와 유지 보수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게 되니까 나중이 되면 힘들어지는 거라고 생각한다. (나는 타인과의 관계 속 배려와 외모의 관리의 힘듦의 정도는 거의 동일하다고 생각한다..)

우수한 외모로 하고 싶은 대로 이끌던 사람이라고 해도 시간이 지나면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이는 다른 방법을 겸해서 익힐 수밖에 없으니까 남들보다 뒤처져서 배우게 되니 욕을 먹을 확률이 증가하지 않을까?  

 

http://www.bookk.co.kr/book/view/341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