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sbs스페셜 ‘요즘 젊은것들의 사표’라는 다큐멘터리를 봤다. 한국의 취업준비생들은 취직을 위해 수준급의 다양한 능력을 보유해야 하는데, 고생해서 준비한 능력 대부분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부분이 와 닿는다.확실히 사회는 많은 젊은이의 에너지를 낭비하게 하고 있다. 그 에너지를 적재적소에 더 가성비 좋게 사용할 수는 없는 걸까?
능력 발현의 순서에 대해 생각해봤다.
1. 재능을 발견. (재능은 누구에게나 있다)
2. 대분류를 알게 되면 소분류로 세분화. 선택과 집중.
3. 지식 (혹은 기술) 습득, 운용 과정. = 전문성
4. 활용 분야를 선택.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생물학(재능)을 남들보다 흥미 있어하고 평균 이상으로 잘 알게 되었다고 가정하자. 그 사람은 분자생물학 유전학 생리학 생태학 생화학 등의 세분화 중 하나를 선택한다. 그리고 기존에 있는 남의 지식 중 일부를 어느 정도 이해하는 단계가 된다. 그 후 활용단계로 연구원이 된다거나, 기술직 공무원이 된다거나, 환경 관련 기업체에서 일할 수도 있고, 생화학 무기 제조업자가 될 수도 있다.
먹고 살아야 하는 자본주의 체제 속에서 그 재능을 순수하게 즐기는 사람은 적다. (대게 갈고닦은 능력은 밥벌이 혹은 인정 욕구를 해소하는 데 쓰인다고 본다.) 사람이 한가지 지식 (혹은 기술)만 계속하다 보면, 상대적으로 다른 분야에 대한 이해력, 응용력이 떨어지게 되는 것 같다.
그러다가 한 분야에서 모든 것을 파악하고 원리를 깨닫는 경지에 이르면 (마스터 단계) 오히려 같은 맥락을 적용해 다른 모든 분야를 이해하는 것이 쉽게 가능해진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 경지에 이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선택받은 극소수의 사람만 가능하다. 3번에서 (습득 단계) 말하는 지식이나 기술을 익히기 위해서는 (극소수의 천재를 제외하면) 평범한 대다수가 필수적으로 소모해야 하는 시간이 있는 것 같다. 그렇다고 가정했을 때 시간별로 성취도를 생각해봤다.
1%~80%까지 지식을 쌓는데 걸리는 시간이 10년이라고 하면,
80%~90%까지 지식을 쌓는데 걸리는 시간은 30년,
90%~95%까지 지식을 쌓는데 걸리는 시간은 90년,
95%~98%까지 지식을 쌓는데 걸리는 시간은 180년….
정도는 들 것 같다. (2번의 세분화 된 한 분야에서 말이다) 그것도 기계처럼 일정한 시간과 같은 노력을 퍼부었을 때 얘기인데 사람은 80%가 채워지기도 전에 지루해지고 나태해진다. 그리고 수명은 80 정도이다. 그리고 이마저도 재능의 정도에 따라 기간 산정은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가성비를 생각하면 이런저런 분야를 6~70% 정도까지만 습득하는 것이 득이 될 것 같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래서 기업들은 상황에 맞춰 인재를 대입해서 쓰려고 일정 수준 이상의 능력치를 다양하게 갖추기를 원한다.
그러한 기업에 구미에 맞춰 교육기관에서는 단기간에 여러 과목을 (분야를) 일정수준 이상으로 올리기 위해 학습량을 마구 늘린다. 이게 일정한 수준치를 지나 남발하는 정도가 되면서 1번 순서인 '재능발견'조차 못 하고 있다.
현재 시대 상황으로는 개인이 기업에서 요구하는 최소한의 조건을 충족하기에 다분히 벅차며, 불필요한 에너지의 낭비이다. 문서작업을 하는데 쓸데없이 슈퍼컴퓨터를 사용할 필요는 없다. 전력과 유지비를 낭비하는 일이다.
한 사람이 하는 일은 시간상으로 한계가 크다. 어째서 큰 기업일수록 한 사람에게 많은 활용 분야를 요구하게 되었을까? 소기업에서 다양한 활용 분야를 요구하는 건 이해가 가지만 사람이 많은 대기업은 더더욱 그럴 필요가 없어 보인다.
이 분야 저 분야 60%의 지식을 쌓아놓고 1번의 '재능발견조차 못한 사람보다 재능을 발견하고 세부 조정 한 사람이 훨씬 더 명확한 방향과 비전을 갖고 있다고 본다.
제대로 된 능력발현의 순서를 밟은 사람만이 80%~ 100%로 가는 것이 가능하고, 그렇지 못한 사람은 90%도 될 수가 없을 것이다. 완성도의 차이는 간단히 만들어지는 것이 아닌데 제대로 자신의 재능을 아는 사람만이 열정과 노력이 남다르며 한눈팔지 않을 거라고 확신한다.
기업은 4번의 활용 분야의 중요도를 1번의 재능발견이나 3번의 전문성보다 너무 크게 설정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다시 한번 점검해 봐야 한다.
추신. 이 문제 이전에 대기업이 굵직한 중견기업들을 전부 삼켜서 중간층이 휑하니 없어졌기 때문에 수요와 공급이 맞지 않는 것이 더 큰 문제인 것 같다….
http://www.bookk.co.kr/book/view/34166
감성적이라 힘든 그대
우리는 풍족하고 편리하며 배부르지만 불행하고 무기력한 노동자들이다. 감성적인 사람들은 예민하기 때문에 생존에 유리하며, 더 잘 보이고 잘 들린다. 우울증에 걸리는 것을 이해를 못 하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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