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3.31일 친구(?) 주영을 만났을 때 했던 이야기에 대해 생각해본다..
재미있었기 때문에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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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친구가 해준 이야기에 의하면, 인류는 아는 만큼 잃어버리는 것이라 한다.
1. 우주에 나가서 우주를 보게되어 우주를 잃었다.
-> 지구는 우리를 중심으로 돈다. 즉 천동설 사라짐.
2.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이 나옴으로써 인간의 '마음'을 잃음
3. 진화론이 나타나면서 '신'을 잃음.
4. 진화심리학이 나오면서 '영혼, 자의식'을 잃음.
불교적으로는 이 세계와 나라는 존재 자체도 없는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고통을 없애는 일에 충실하는 게 목적이라 한다.
이렇게 생각하면 자아,자의식이 없이 그냥 살아지고 있는 껍데기로 자신을 받아들여야 해서 슬픈 결론이다.
이러한 부분은 내 글 놀이의 규칙 "결과론 부정 과정론 중시"에 위배되기 때문에 더 생각하는 것은 그만두기로 한다.
자의식이 없다는 것을 받아들이기가 어렵기도 하고, 내가 결론이 없는 상태로 놀이를 계속하는 것을 더 좋아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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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기본적으로 죽음이 예정되 있기 때문에 죽음에 저항하는 다음 두 가지 방법으로 자신의 흔적을 남기고 싶어 한다.
1. 자신의 이름을 후대에 남기고 싶어한다.
2. 자신의 분신과 같은 '자식'을 후대에 남기고 싶어 한다.
흔적을 남겨서 얻어지는 만족감은 대단히 클 거라고 생각하지만 그것이 만족되고 나서 허탈감을 느끼지 않을 자신도 없다.
그래서 내가 정말로 바라는 것이 죽음에 저항하는 이러한 행동인지에 대해 아직 확신을 갖지 못했고 혼란한 상태이다.
우선 1번에 대해서는. 내게 이름을 남길 방법이 전혀 없다. 또 엄두가 나지도 않는다.
2번에 대해서는 자신의 이기적 유전자, DNA를 가지고 태어난 자식은 부모를 투사하여 상당히 비슷한 외모 (신체특징)과 행동양식을 보이기는 하지만
그 정신체는 결코 나 자신과 같지 않으므로, 얻어지는 만족감은 크더라도 죽음에 저항하는 큰 의미는 없는 것 같다고 생각한다.
1번을 시행하는 사람의 경우 자신의 자아가 실존하고 있다고 전제하고 있다는 것 같고
2번을 원할 경우 자손이 자신의 자아를 (존재한다는 가정하게) 대신할 수 없다는 사실을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어쨌든 죽음에 저항하는 것은 조금 부질없어 보이며, 노력에 비해 가성비가 그다지 안 나오는 결과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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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가 표현할 수 있는 한계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한국어는 그래도 표현법이 자유로운 편에 속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그나마 가장 자유로운 것은 시와 같은 형태라고 생각하며 개인적 취향으로는 파편화된 감정 이미지의 조각들을 엮는 방식을 선호한다고 했다.
나는 한글이라기보다는 우리나라 언어의 단어적인 표현의 한계가 크다고 생각한다.
'사랑'이라는 단어도 뭉뚱그려서 한 가지로만 표현하는데 더 구체적이고 세분화된 단어 (표현방법) 들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겨울철 쌓이는 '눈'도 한국어는 딱 한 가지의 단어 '눈'으로만 표현하는데 추운 나라에는 눈에 대한 표현만 10가지가 넘는다고 하니까,
한가지의 단어로 느낀 것을 디테일하게 전달하기가 좀 어려운 것 같다.
난 온갖 미사여구들로 그 큰 의미의 단어를 치밀하게 깎아내고 포장하는 것보다 규정되고 세분화된 단어가 있는 쪽이 훨씬 더 편한 사람이다.
명확하고 이해하기 쉬운 표현법을 좋아하는 나는 그림도 추상화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그 표현법을 위해 습득해야 할 언어체계가 쓸데없이 복잡, 난잡해지더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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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친구는 이런 말도 했다.
나에 대해 궁금하지 않게 되면 어른이 된거고, 세상에 대해 궁금하지 않게되면 늙은 거라는 말이 있다고.
하지만 난 60세가 되어서도 계속해서 나에 대해 궁금할 것 같은 게
나는 나를 (거의 상황을 변화시키는 개념이긴 하지만 미약하게나마 나의 무의식도) 변화시킬 가능성이 있고
사람이라는 형상은 고정불변의 어떤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끊임없이 변화하므로
알기를 완료할 수 있는 성질이 아닌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소통이라든가 무언가를 스스로 규정하는 것을 좋아하고 있지만 미래의 나는 소통이나 규정하는 것을 싫어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오히려 세상에 대해서는 어떤 식으로 생각해도 그다지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정답을 알 수 있는 게 아니기도 하지만) 빠른 시기 안에 궁금하지 않게 될 수 있을 것도 같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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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세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모른다는 게 인간의 근원적인 고통이다.
1.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2. 우리는 누구인가?
3.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우리는 영원불멸의 존재로 지구라는 감옥에 갇혀서 환생할 때마다 전기충격으로 기억을 잃어버리는 고문을 당한다는,
사실은 원하는 바디 타입을 선택할 수 있고 자유롭게 우주를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문명체라는 내용이 떠오르는 이야기였다.
어차피 저 3가지의 답은 알 수가 없으므로 자유롭게 상상할 수 있어서 오히려 좋은 것 같다.
친구의 목표는 고통을 없애는 것이라고 했고 내 목표는 행복을 많이 느끼며 살고 싶다 였는데 (.. 그 말이 그 말 같은데)
불교적으로 행복은 플러스 요소라서 결국 번뇌가 따라오게 된다고 한다.
확실히 행복하다고 느끼는 것은 순간적이고 상대적인 것이라서 괴로움 속에서 알 수 있는 가치이다.
http://www.bookk.co.kr/book/view/34166
감성적이라 힘든 그대
우리는 풍족하고 편리하며 배부르지만 불행하고 무기력한 노동자들이다. 감성적인 사람들은 예민하기 때문에 생존에 유리하며, 더 잘 보이고 잘 들린다. 우울증에 걸리는 것을 이해를 못 하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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