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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력구제 금지

by 퀘이' 2020. 6. 7.

화장실에 가는 20대 여성을 30대 남성이 아무 이유 없이 칼로 찔러 죽이는 사건이 발생했다. 두려움을 느끼고 아마존에서 호신용품을 사려고 했으나 고른 상품 전부가 통관 불가품이라 살 수 없었다. (통관 불가품 : 화기, 병기 및 부품들 -권총, 소총, 화약, 폭약, 화공품, 분사기, 전기충격기, 석궁)

 

그러나 한국 포털사이트에서 전기충격기를 검색하면 에스X트 라는 회사의 제품은 아무 조건 없이 살 수 있다. 해외의 다양하고, 값싸고, 질 좋은 제품들은 구매할 수 없는데 한국의 에스X트 제품은 그냥 살 수 있다니…. 다른 한국 회사의 제품을 사려면 관할 경찰서에 신고를 해야 하는데 말이다. 정부가 특정 회사 편의를 봐주는 걸까?

 

칼도 15cm 이상의 칼을 소지하려면 도검소지 허가증을 발급받아야 하고 (발급절차는 생각보다 간단) 해외 제품은 6cm 이상은 통관 불가다. 기준이 명확하지가 않다. 형평성에 좀 어긋나는 것 같다.

대부분 여자는 신체적인 한계 때문에 위해를 가하려는 남자를 저지할 수 없다. 인간은 도구를 쓰는 동물이니까…. 그럼 무기라도 사용해야 하지 않을까?


타인의 도움을 받기 어렵고 도망갈 수도 없는 최악의 상황에서 무기를 사용하는 데 성공했다고 가정하자. 당장 위기를 모면했다고 해도 상대를 죽여버리지 않는 한 보복이 무서워서 하루하루 더욱 두려움 속에 살아가게 되지 않을까? 외상을 입은 괴한은 복수심에 불타서 반드시 다시 찾아올 것 같은데 말이다.

범인이 위해를 가하는 것을 그만하려고 하는지 아닌지 내가 알 방법이 없다. 나의 안전을 위해 영구적인 상처를 입히게 되면 과잉방어로 감옥에 가게 될 수도 있겠지.

누가 강간하려고 하거나 폭행, 금품 갈취를 하려고 했어도, 대항한 정도에 따라 정당방위가 성립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정당방위가 성립하려면 위해가 사라지는 순간 맞서는 행동을 그만둬야 한다. 위해가 사라졌는데도 대적하려 한다면 분풀이, 또 다른 폭력이 된다.

 

하지만 위해가 사라졌는지 아닌지의 구별은 과연 무엇을 기준으로 하는 걸까? 보복에 대한 염려는 잘 못 된 두려움일까? 과연 어디까지가 필요 최소한인 걸까?

하지만 이것도 무기 사용에 성공한 기가 막히게 운이 좋은 경우의 이야기일 뿐, 현실은 무기가 있어도 몸이 굳어서 아예 못 움직일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친구와 동료들에게 조사해본 결과 많은 수의 여자들이 괴한에게 저항하지 않고 순순히 요구에 응하다가 상황을 봐서 도망치는 방법을 택하겠다고 대답했다. 기본적으로 대적 가능한 상대로 설정하지 않고 있었다.

 

필자는 ' 남녀 이전에 인간이니까…. 당연히 싸워서 대적할 수 있는 게 아닐까?'라고 생각해서 싸우지 않는다는 게 이해가 잘 안 갔지만, 지금은 왜 이길 수 없다고 단정 지었는지 이해하게 됐다.


이해가 안 가는 사람들을 위해 왜 여자들이 싸울 수 있는 상대로 구분하지 않는지, 성별과 체급이 다르다는 것이 어떤 기분인지 설명해야겠다.

<
성인 남자 평균 체중 66kg / 여자 평균 체중 54kg >

66kg - 54kg
해서 12kg 차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퍼센트 비율로 생각해야 맞는 것 같다. 여자를 기준점 1로 놓고 생각하면 남자의 몸무게가 여자보다 22% 더 많이 나가니까 66kg 22% 14.5kg을 더하면 80.5kg이 된다.
<UFC
체급 표>
헤비급 120kg 이하 / 라이트헤비급 93kg 이하 / 미들급 84kg 이하 / 웰터급 77kg 이하 / 라이트급 70kg 이하 / 페더급 65kg 이하 / 밴텀급 61kg 이하 / 플라이급 57kg 이하


그러니까 여자가 느끼는 남자와의 대치상태는 (남자로 치면) 체급이 두 단계나 차이 나는 66kg인 라이트급 선수와 80.5kg인 미들급 선수가 싸우는데 라이트급 선수에게 큰 핸디캡까지 주어져 있는 상태이다.


체급 차이로는 설명할 수 없는 남녀의 뼈 면적의 부피와 크기, 지방의 양, 근력의 양을 합산하면 66kg의 운동을 하지 않은 남자 일반인이 발에 쇠고랑을 찬 상태로 프로 미들급 선수와 대적하는 정도의 느낌이다. 이길 수 있는 확률이 거의 없다. (하지만 필자는 이런 악조건에 승산이 희박하다고 해도 일단 싸워보자고 생각하는 편이다)

 

자력 구제(자구 행위) 금지의 원칙

-자력 구제의 뜻: 자기의 이익이나 권리를 방어 확보 회복하기 위하여 국가기관에 의하지 않고 스스로 사력을 행사하는 것.


-
오랜 옛날 사람들은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보통 자신의 힘이나 가족, 부족의 힘으로 해결하였지만, 현재는 법에 따라 해결을 한다.

<
금지의 이유>

1. 힘에 의한 해결은 개인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기 때문에
2.
집단 간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모든 사람이 자신의 힘으로 해결하려고 나선다면 사회가 불안해질 수 있으므로
) 어떤 사람이 나를 폭행했어도 법적인 절차를 밟아 해결하지 않고 내가 상대를 폭행해서는 안 된다.

경찰 수사 단계에서의 정당방위 8가지 기준


1.
침해 행위에 대해 방어하기 위한 행위일 것
2.
침해행위를 도발하지 않을 것
3.
먼저 폭력 행위를 하지 않았을 것
4.
폭력 행위의 정도가 침해행위의 수준보다 중하지 않을 것
5.
흉기나 위험한 물건을 사용하지 않았을 것
6.
침해행위가 저지, 종료된 후에는 폭력 행위를 하지 않을 것
7.
상대방의 피해 정도가 본인보다 중하지 않을 것
8. 3
주 이상 치료 상해를 입히지 않았을 것

 

과잉방위는 처벌되지만,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다. 그러나 그 행위가 야간 및 기타 불안한 상황에서 공포·경악·흥분·당황으로 인한 때는 벌하지 않는다고 한다.

 - 이것은 법적인 규정이 아니다. 수사단계에서의 기준일 뿐이다 -


자구행위 금지의 원칙은 이론적으로 타당하다.

좋든 싫든 사회에서 함께 살아가기로 한 이상, 모든 이들은 법에 내 권리를 양도한다고 합의한 것이다. 죄에 대해서 개인의 입장을 기준으로 삼은 판단이 아닌 객관적인 기준으로 법적 심판을 받아야 하는 건 맞다.

 

하지만 당사자 입장이 되어 생각하면 이게 무슨 현실성이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는 법인가 싶다. 쇠고랑에 발이 묶여 체급 차이까지 나는 프로 선수와 실시간으로 대적하는 상황에서 나중에나 집행될 법적인 심판을 기대할 수 있나? 당장 죽느냐 죽이느냐지. 취지는 훌륭하나 자력구제 금지를 지키기 위해서는 법적인 절차가 완벽하게 잘 시행될 것이라는 믿음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억울한 경우가 발생하지 않아야 하는데 과연 그럴 수 있을까? 일단 내가 피해를 다 받고 나서 (살해당했다든가) 상대가 형벌은 받았다고 해도 내겐 아무 소용이 없다…. 너무 억울하다. 그리고 범인이 재수 좋게 빠져나가서 법망을 피할 가능성도 크다. 법을 따르지 않는 사람에게 법적인 절차를 적용하려면 많은 사람의 지속적인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한데 과연 가능한 것일까


모두가 법을 따르지 않기 때문에 발생하는 게 범죄인데, 이런 식으로 모두가 자력구제 금지를 어기고 법적인 절차를 지키지 않게 되면 역시 범죄투성이의 사회가 되어버릴 것이다.

인력과 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법적인 절차를 어떻게 적용하려고 그러는 걸까? 죄보다 형벌이 너무 가벼운 것은 아닐까? 그래도 법은 지켜져야 하고 모두와의 약속이니까, 법적인 절차로 처벌해야 옳은데. 법은 훌륭하지만, 이 법이 제대로 지켜질 환경이 갖춰져 있지 않은 상황에서 자력구제 금지는 어불성설이 아닌가. (혼란스럽다) 아마 재판까지만 가게 되면 (죽지 않고 갈 수만 있다면) 그런 상황까지 고려해서 판결이 잘 날것이라고 생각한다. 내 권리를 양도한다는 건 정말 쉬운 일이 아니구나.

사건 이후 법적인 대응을 기약하기에 인간은 너무나 약하고 부서지기 쉬우니까 사건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서는 더 즉각적인 대처는 당연히 필요하다.


그런데 도망 못 갈 상황에서 희박한 확률에 걸고 싸워보는 게 나은 것인지 상황을 살펴 얌전히 있다가 도망치려는 게 나은 건지 알 수 없다. 아마 나는 그런 최악의 환경에 놓이면 그냥 싸우다 죽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정당방위의 범위가 좁은 것 같다고 생각한다. 법은 시대와 상황에 맞게 조금씩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도 든다.

그나저나 어떤 무기를 사야 하나?

http://www.bookk.co.kr/book/view/34166

 

감성적이라 힘든 그대

우리는 풍족하고 편리하며 배부르지만 불행하고 무기력한 노동자들이다. 감성적인 사람들은 예민하기 때문에 생존에 유리하며, 더 잘 보이고 잘 들린다. 우울증에 걸리는 것을 이해를 못 하겠��

www.book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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