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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적인 사람들은 힘들게 산다

by 퀘이' 2020. 6. 8.

사람은 누구나 태어날 때 재능을 가지고 태어난다. 그 재능의 정도는 차이가 좀 크다.

 

인구수 비례로 생각하면 이해가 쉽게 되는데, 10명 중 한 명의 재능, 100명 중 한 명의 재능, 1,000명 중 한 명의 재능... 1억 명 중 한 명의 재능.. 이런 식으로 그 천재성 또한 무작위로 배정된다고 생각한다.

 

이 정도가 백 단위가 넘어가게 되면 본인이나 주위에서 눈치채지 못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그게 언어, 논리수학, 공간감, 음악, 미술, 체육, 사회친화력 등... 어느 분야가 되었든 간에 성장 과정 중 의도하지 않아도 발현된다. 불행하게도 재능은 분야를 스스로 선택하는 게 아니라 태어날 때 정해져 있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사회가 원하는 인재상이 한 가지로 정해져 있다는 것이다. 높은 인구수 단위의 재능을 갖고 있어도 돈이 되는 재능과 그렇지 않은 재능이 태어나기 이전에 정해져 있다. 재능을 높이 평가하는 세상이 아니라 사회적인 적응을 더 높게 평가하므로, 재능 그 자체보다는 사회성 검증과정을 더 치밀하게 거치게 된다.

 

이 말은 회사는 높은 수준의 능력보다는 이슈가 발생하지 않을 거라는 확신을 더 추구한다는 것이다. 최선의 재능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 친화적인 적당함을 더 선호한다.

 

높은 수준의 재능을 갖추고 회사가 원하는 적당한 사회 친화력을 가진다? 그것은 양립할 수 없다. 1억 명 중 한 명의 재능을 가진 사람들은 아마도 사회친화력이 평균 이하로 현저히 낮을 것이다. 자신의 세계를 구축하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에게 다른 부차적인 요소를 신경 쓸 여유와 기력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재능의 정도가 1,000명 중 한 명의 재능보다 1억 명 중 한 명의 재능을 가진 사람이 훨씬 더 고차원적인 희귀한 재능인 것은 맞지만, 그걸 구별할 수 있는 사람은 소수이거나 주위에 잘 없을 것이다. 사람들은 1,000명 중 한 명의 재능은 구별할 수 있지만, 1만 명 중 한명, 1억 명 중 한 명의 재능의 차이는 잘 구별하지 못한다. 그 이상은 그 재능 수준이 1,000명 중 한 명 정도인 사람들만 구별이 가능할 것이다.

 

사실 인정하긴 슬프지만 난 별 재능 없이 태어났다. 그런데 알게 된 사람 중에는 적어도 1만 명~100만 명 중 한 명의 재능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그리고 그 사람들의 삶이 그다지 행복한 삶은 아니었다.

 

왜냐면 예술적으로 발달한 재능을 가지고 태어나는 사람들은 대체로 감성이 특별하고 예민하므로 (소수) 사회적으로 대다수 사람과 잘 맞지 않았다. 그들은 깊은 집중력을 갖고 있었고 취향 등이 확실해서 자신의 세계를 구축, 표현하는데 대부분 시간을 쓰고 있기에 관계 같은 것에는 당연히 서툴렀다.

 

1만 명~1백만 명 중 한 명의 재능을 갖고 있던 내 친구는 사회가 아닌 학교에도 잘 적응하지 못한 채 자살해서 죽었다. (그런 경우가 2명이나 된다..) 아무래도 자신의 세계와 사는 현실의 세계는 너무나도 맞지 않았던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이렇게나 다양한 감성의 재능들이 있지만, 우리가 사는 사회는 다양하지 않고 획일적이다. 이 세상은 유일해서 다른 세상을 선택할 수 없고 돈이 안 되는 재능을 가치 있게 여겨주지 않는다. 평균적인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고 그 평균값의 사람들이 선호하는 것이 돈이 되는 자본주의다.

 

반복적인 학습을 통해 얻은 '기술' '재능' 과는 좀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예대에 갔을 때, 꾸준하고 반복적인 입시 미술 공부로 그림을 그냥 잘 그리는 애와 자신의 스타일을 추구하며 그리는 애 사이에 차이가 있었다.

자신의 스타일로 그리던 친구는 다음 3가지의 갈림길에 서게 된다.

 

1. 자신의 스타일로 계속 그려서 그런 장르를 개척하는 사람.

가난한 것은 물론이고 인정을 전혀 못 받으며, 삶의 질이 낮아도 묵묵히 계속하면서 살아가야 한다. 운이 좋으면 장르개척과 동시에 인정을 받겠지만 유한한 인생이기에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고 그냥 죽을 수도 있다. 그 과정중 대부분은 주위와 비교되고 공복과 추위 등에 견뎌야 한다. 모르긴 몰라도 행복의 정도는 불행에 가깝지 않을까?

 

2. 먹고살기 위해 선생이라든가 뭔가 다른 직업을 가지고 자기가 원하는 것을 취미로 하는 사람.

반 정도 발을 걸치고 있다고 표현할 수 있겠다. 이 경우 두 마리 토끼를 쫓다가 결국 한 마리도 못 잡게 될 확률이 어마어마하게 높다. 많은 경우가 2번을 선택하고 있고, 시간이 지날수록 취미는 사그라져 표현되지 못한다. 왜냐면 재능을 갈고닦는 일은 높은 집중력을 요구하며 다른 일을 하면서 할 수 있을 정도로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3.
타협하고 사회에서 원하는 인재상으로 자신을 바꾸는 사람.

주위에 이런 사람이 가장 많은 것 같다. 먹고 살기 위해서 태어난 재능을 조금 덜어내거나, 가지고 태어난 재능보다 더 많은 것을 반복 학습으로 메꾸거나, 어쨌든 평균값으로 맞추는 것이다.

 이 글에는 결론이 없다. 그저, 재능이 있는 게 반드시 행복한 일인 것은 아니라는 말이 하고 싶다. 오히려 불행해 보이기도 했다.

 

어째서 재능은 무작위로 주어지고, 돈이 되는 재능은 정해져 있고, 세상은 하나라서 선택할 수 없는 걸까?

 

 

http://www.bookk.co.kr/book/view/34166

 

감성적이라 힘든 그대

우리는 풍족하고 편리하며 배부르지만 불행하고 무기력한 노동자들이다. 감성적인 사람들은 예민하기 때문에 생존에 유리하며, 더 잘 보이고 잘 들린다. 우울증에 걸리는 것을 이해를 못 하겠��

www.book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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