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을 하며 살아가다 보니 사람들의 사회성의 평균치가 그다지 높지 않다고 느꼈다. 여기서 내가 말하는 사회성은 단순히 사람을 많이 사귀는 능력이 아니라, 타인의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며 관계를 조율할 수 있는 태도를 의미한다.
나는 4~50대가 되면 관계에 있어서 자연스럽게 성숙해지고, 조율을 잘 하는 노하우가 쌓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나이가 들어도 자기 말이 맞다는 생각에 갇혀 고집을 세우거나, 다른 사람의 의견을 무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시간은 흘렀지만, 태도가 자동으로 확장되는 것은 아닌 듯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인복이 많아서, 사회성이 뛰어난 사람들을 몇 알고 있다. 그들은 어떻게 자신의 생각에 갇히지 않고, 타인을 존중하는 여유를 갖게 되었을까 궁금해졌다. 사람은 태어날 때 사회성을 가지고 나오지 않는다. 그들은 분명 살아가며 어떤 집단이나 사건 속에서 스스로를 수정하는 계기를 겪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한 명 한 명에게 물어보았다.
A씨는 원래 자신이 심한 ‘꼰대 스타일’이었다고 고백했다. 학원에서 강사를 하며 학생들에게 자신의 생각과 방식을 강요했고, 그 과정에서 학생들도 힘들어했고 본인도 지쳤다고 했다. 그는 다양한 사람들과 대화하고 부딪히며 점차 자신을 내려놓게 되었고, 그 과정을 통해 지금의 태도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B씨는 어릴 때부터 모친이 어린이집 원장이었고, 집안 분위기 자체가 배려와 공감이 자연스러운 환경이었다고 했다.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대화하는 모습을 일상적으로 보며 자라왔기에, 타인을 이해하는 태도가 몸에 밴 것이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C씨는 고집이 센 소년이었지만, 거칠었던 학교 환경속에서 살아남기위해 사람들을 유심히 관찰하고, 관계에서 실패하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 애써왔다고 했다. 생존에 가까운 태도로 관계를 분석하고 수정해온 셈이다.
방식은 달랐지만 세 사람 모두 공통점이 있었다. 그들은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자신을 반복적으로 수정해왔고, 그 과정을 회피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가정이든, 학교든 어떤 집단 안에서 자신의 모난 부분을 다듬어온 것이다.
나는 학교를 다녔지만, 그 시간을 충분히 사회성의 훈련장으로 활용하지는 못했던 것 같다. 집단생활을 했다고 해서 모두가 사회성을 충분히 배우는 것은 아니다. 어떤 이는 최소한의 것만을 배우고, 어떤 이는 환경을 통해 자신을 바꾼다.
그리고 아직도 관계에 대해 고민하며 조언을 구할 때면 세 사람 모두 비슷한 말을 했다.
“결이 맞지 않는 사람과 인연을 억지로 이어가지 말라.”
처음에는 조금 놀랐다. 나는 사회성이 뛰어난 사람들이라면 잘 지내는 방향으로 조언할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곱씹어보니 그 말은 회피가 아니라 선택에 가깝다. 모든 관계가 성장을 돕는 것은 아니며, 상호 존중이 불가능한 관계에서는 배려가 소모로 전락하기 쉽다. 관계 속에서 자신을 다듬어왔던 사람들일수록, 오히려 어떤 관계를 유지할 것인지 신중히 선택하고 있었다.
흥미로운 점은, B씨는 내가 보기에 까다로워 보이는 사람들과도 무리 없이 지내는 유형이고, A씨와 C씨는 회사에서는 비교적 조용히 혼자 지내는 편이지만 사적인 자리에서는 활발하게 교류하는 사람이라는 사실이다. 주변에 사람이 많고 적음이 곧 성숙한 사회성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결국 이들의 모난 부분은 혼자서 다듬어진 것이 아니었다. 타인의 다름을 인정하고, 때로는 공감하고, 때로는 물러서는 과정을 거치며 조금씩 확장된 것이다. 사회성은 혼자만의 사색으로 완성되는 능력이 아니라, 관계 속에서 시험되고 수정되며 힘겹고도 아름답게 확장되어가는 삶의 태도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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