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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1.26 Ai시대에서 함께 생각한다는 것

by 퀘이' 2026. 3. 7.
나는 집단지성의 힘을 믿는다.
다만 사람들과 어울리는 일은 여전히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사람이 머리를 맞대고 함께 생각하는 과정이 혼자서 판단하는 것보다 효율적이고 실패가 적다는 사실은 경험을 통해 이미 알고 있다.
요즘 나는 많은 고민을 AI와 상의한다. 질문을 던지면 핵심을 빠르게 짚어주고, 장단점을 정리해 주며, 결론까지 제시해 준다. 그 편리함 덕분에 사람들에게 의견을 묻거나 집단지성을 거치기 전에 이미 결정이 내려지고, 생각이 그 지점에서 종료되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런 경험이 반복되다 보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제 집단지성은 예전만큼 필요하지 않은 게 아닐까?”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 볼수록, 내가 살아가는 세계에서 집단지성의 힘은 여전히 유효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AI 이전보다 더 중요해졌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내가 다시 정의하게 된 ‘집단지성’은, 단순히 더 효율적인 결론을 도출하는 장치가 아니다. 그것은 본질적으로 사회적인 합의에 도달하는 과정이며, 모두가 받아들일 수 있는 기준을 만들어 가는 장치에 가깝다.
우리는 언제나 최선의 선택과 최대의 효과를 꿈꾼다. 하지만 언제나 최선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때로는 완벽하지 않더라도, 누구나 어느 정도 동의할 수 있는 선택이 더 중요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선택이 집단의 합의 속에서 내려졌다면, 그 결과에 대한 책임 역시 개인이 아닌 집단 전체에 분산된다. 이는 결과에 따르는 부담과 중압감을 감내 가능하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한 국가에서 원자력 발전소 증설 여부를 결정하는 문제, 한 기업에서 다음 분기 주력 상품의 방향성을 정하는 문제, 혹은 한 가정에서 오늘 저녁 식사 메뉴를 정하는 문제까지도 마찬가지다. 한 사람이 AI를 통해 도출한 가장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선택보다, 구성원 모두가 참여해 합의한 결정이 더 중요한 경우는 생각보다 많다.
인간은 개개인으로 존재할 때는 미약하고 불완전하지만, 무리를 이루고 사회와 국가라는 집단을 형성할 때 비로소 보이지 않는 강력한 힘을 만들어 내는 거의 유일한 종족이다. AI와 단둘만 존재하는 세상이라면 집단지성은 아무런 의미가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는 언제나 사람과 사람이 함께 살아가는 세계이며, 그 안에서는 효율적인 해답보다 사회적 조율과 합의의 과정이 더 큰 의미를 가진다.
어떤 시대, 어떤 기술 환경 속에서도 결론 그 자체보다 관계와 대화의 과정이야말로 우리가 정말로 원하는 결과를 만드는 토대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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