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운동을 하면서 내 몸 하나도 이렇게나 조절하기 벅찬데 살면서 일어나는 수많은 문제들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부분의 사건, 사고에서 내가 뭔가를 할 수 있는 게 하나도 없다는 사실에 늘 무력감을 느낀다. 슬픈 일이다.
운동은 아무리 힘들어도 개인의 의지와 노력으로 뭐라도 할 수 있고 조금이라도 바뀔 수 있다는 게 맘에 든다.
내 마음은 세월의 흐름에 따라 엄청나게 달라졌다.
20대 때는 그다지 일을 하고 싶지 않아서 목표만 달성하면 바로 그만둬야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늙어 죽을 때까지 일을 하고 싶다.
자본주의 세상에서 살아가려면 자본이 곧 자유라는 걸 알게 되어 그런 것 같다.
흙 수저로 태어났으니 윤택한 삶을 보장받기 위해서는 일하는 방법 밖엔 없기도 하다.
시간이 더 흐르고 나이가 들어 허드렛일 밖에 할 수 없어져도 꼭 일하며 살고 싶다.
(이 생각도 나이가 들면 어떻게 바뀔지 모르겠지만..)
또 그 시기에는 결혼하고 싶지도 않았었는데, 20대 끝자락에서부터는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주위 친구들도 다 결혼해서 같이 놀 사람도 없었다. 적막한 곳에서 혼자 있고 싶어서 몇 년 정도 해보니까 금방 질렸다.
일 나가서 회사 사람들을 만나는 것 이외에 사람과의 교류가 없으니 사람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목마른 놈이 우물 판다고, 까칠했던 성격도 많이 유해지고 인연을 소중히 여길 수 있게 되었다.
아주 어릴 때에는 장래희망으로 엄마가 돼보고 싶다고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역시나 또 생각이 바뀌었다.
최근에 겨우 알게 된 것인데, 나는 아이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조금 충격적이라 인정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맞긴 맞는 듯..)
귀엽다고 생각하긴 하지만 키우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이다. 육아는 굉장히 귀찮을 것 같다.
애가 있으면 모든 생활이 아이를 중심으로 맞춰지고 1순위가 자기 자신이 아니라 아이가 된다. 아무래도 제2의 자기 자신으로 투영하는 것 같다.
그리고 그 자식을 위해 기꺼이 자신을 내려놓고 희생하는데 행복감과 만족도는 이상하게 높다. 신기한 현상이다.
지금도 나에겐 불필요한 의무가 많은데 의무감을 더 많이 지고 싶지는 않다. 자유가 더 줄어들 것만 같다.
아무리 대우가 좋아지고 있다지만, 애 엄마를 사기업에서 싫어하는 것은 변함이 없다. 복귀에 실패한다면, 직업이 바뀔 것이다.
딩크족이 많은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저출산이 뭐가 어때서 애 낳으라고 떠들어대는지.. 스스로 더 낳을 것이지.
당장 이번 추석 때 친지들에게 고개를 떨구며 "전 불임인가 봐요.."라고 읊조려서 반응을 봐볼까 싶다.
딱히 변덕쟁이는 아닌 것 같은데 세월과 함께 일관성이 없는 내 모습에 스스로 놀란다.
성격도 너무 많이 바뀌어서 '20대 때 만났던 사람 중 몇 명을 30대 때 만났다면 더 좋았을 텐데..'라고 생각한다.
그때의 나는 그들을 담을 수 없는 작은 그릇이었으니까 말이다.
내 생각마저도 종잡을 수가 없는데 40대 때는 지금과 어떻게 바뀌어 있고, 무슨 생각을 하며 살고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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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적이라 힘든 그대
우리는 풍족하고 편리하며 배부르지만 불행하고 무기력한 노동자들이다. 감성적인 사람들은 예민하기 때문에 생존에 유리하며, 더 잘 보이고 잘 들린다. 우울증에 걸리는 것을 이해를 못 하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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