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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06 정신수양 요가

by 퀘이' 2024. 12. 25.

요가는 정신과 치료와 같다.

운동 부족이라 점심시간에 요가 수업을 들으러 갔는데 몇 번 해보니 이것은 운동이라기보다 정신적인 치료에 더 가깝다고 느꼈다.

우리는 누구나 숨을 쉬고 살고 있다. 그러나 요가 수업의 첫 번째는 숨 쉬는 방법부터 가르친다. 숨을 깊게 마실지 내쉴지, 호흡 방식을 배운다. 정신적으로 사람이 너무 힘들면 호흡곤란이 온다. 당연한 숨쉬기를 갑자기 못 하게 되어 봉지를 입에 대고 숨을 많이 쉬려고 애쓰는데 요가는 이런 사람에게 적절한 도움을 줄 것이다.

두 번째는 명상이다. 수업에서 명상은 시작과 끝에 주로 하는데 시작할 때 하는 명상은 머리가 별로 비워지지 않았다. 원래 잡생각이 많은 나는 일에 대한 생각이 많이 났었는데, 수업 끝에 하는 명상은 꽤 아무런 생각이 안들었다. 머릿속을 컨트롤하는 것은 예상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럴 때는 몸을 움직이는 쪽이 머릿속 컨트롤에 엄청난 도움을 주는데, 직접 해보니 몸이 힘들어서 그런지 머리가 멍해지며 모든 생각이 멈췄다. 정신적인 측면에서 자신을 괴롭히는 어떤 생각이 끊기는 것은 꽤 좋은 일이어서 '역시 치료구나..' 하고 느꼈다.

셋째로는 주변의 환기다. 사람이 늘 같은 환경에서 하던 생각은 이내 습관이 되어 그 장소에만 가도 또 비슷한 생각을 하게 된다. (예를 들면 집이라거나 회사라거나) 장소를 바꾸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면 뇌는 새로운 정보를 처리하기 바빠서 똑같은 생각을 습관적으로 할 수가 없다. 그러니 장소를 계속 바꿔서 뇌를 정신없게 만드는 것도 꽤 괜찮은 방법이다. 물론 나는 요가를 같은 장소에서 하고 있지만, 이 운동은 장소의 제약이라 할 것이 없는 운동이다. 어디서든 매트 한 장이면 할 수 있는 최대 장점을 가지고 있다. 아니 매트도 필요 없이 바닥만 평평해도 된다. 만약 요가 자세를 여러 가지 외운 상태라면 누구나 다양한 장소에서 체험이 가능하다.

수업이 아니라 스스로 하는 요가는 난이도를 쉽게 할지 어렵게 할지 본인이 선택할 수 있는데 머리가 복잡할수록 어렵고 힘든 난이도로 하면 된다. 너무 힘들어서 아무 생각 못 하게 될 것이다. 참고로 요가로 인해 살은 전혀 빠지지 않았고 오히려 밥맛이 좋아져서 몸무게는 더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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