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각각 고유한 색상을 갖는다. 태어날 때는 대체로 연하고 밝은 색상을 가지고 태어나지만 시간의 흐름에 따라 성격과 특성, 가치관이 정해지며 그 색상이 달라진다.
색상은 성인이 되고 나면 성장기 때처럼 잘 바뀌지 않는다.
이 글은 한 사람을 떠올릴 때 느껴지는 컬러에 대한 이야기다.
매사에 잘 웃으며 성격이 밝고 마음이 따듯하고 공감 능력이 풍부한 사람들은 난색 계열의 포근한 색상이 떠오른다. 반대로 냉철한 성격으로 실수를 경계하며 조심스러운 사람을 보면 한색 계열의 색상이 떠오른다.
색은 오묘하고 다양해서 한 사람의 이런저런 성향들이 섞여 채도나 명도가 높아지거나 낮아진다. 그래서 비슷한 색이 거의 없고 다양한데, 세상은 그런 다양한 사람들의 색깔로 꽉 채워져있으니 얼마나 다채롭고 아름다운지 모른다.
문제는 배우자를 정할 때 나타났다. 나는 색상에 있어서 불호가 없었는데 딱 한 가지의 색상을 골라야 하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었다. 색은 대체로 모두 예쁜데 말이다. 어떤 색상을 가까이 두게 되면 자신의 색상과 섞이며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다.
예를 들어 인디언옐로에 코발트블루를 섞으면 녹색이 아니라 상당히 검은색에 가까운 진녹색이 된다. 보색 관계인 색상을 섞었을 때 예쁜 색이 나오게 되는 것은 채도가 높은 두 가지 색을 섞었을 경우인데, 세상을 살면서 채도가 높은 성격을 유지하긴 어렵다. 그래서 대체로 흰색이나 검은색이 섞인 파스텔 톤의 고유색상을 갖는 경우가 많다. (원색보다 더 고급스러운 색이긴 하다.)
그러므로 두 사람의 고유 색상이 섞일 때 흥미롭고 아름다운 색의 결과값을 얻기 위해서는 자신의 색상이 어떤 것인지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필자는 청회색에 가까운 색이었다. 차분하지만 좀 탁하고 차가운 색상이라 그다지 인기가 없었다. 나보다 더 어두운 색상의 사람들을 만나보니 색은 점점 더 어둡게 변해갔다. 밝은색은 어두워지기 쉽지만 한번 어두워진 색은 밝은색으로 변하기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 자신의 색상이 싫진 않았지만 조금 더 밝은 색상이 되고 싶었다. 딱 한 가지 색상만 고를 수 있다면 밝은색을 선택하여 영향을 받고 싶다고 생각했다.
난색 계열의 색도 무척 좋아하지만 내 고유색상이 속해 있는 한색 계열의 사람을 만났다. 시안 색의 사람이었다. 청회색은 강렬한 시안 색의 영향을 받아 담청에 가깝게 밝아졌다. 텁텁한 청회색보다는 지금의 색이 훨씬 더 마음에 든다.
한 번 정도 자신의 고유색상이 어떤색일지, 좋아하는 색은 어떤 색인지 떠올려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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