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T와 잡담을 나누던 중, 2025년에서 7년 전 과거의 나로 돌아가 결혼정보회사에서 어떤 직업군의 이성을 만날 수 있는지 물어봤다. GPT는 중상 티어에는 회계사, 세무사, 약사, 대기업 직장인이 있고, 중 티어에는 교사, 공무원, 중견기업 직장인이 있다고 답했다. 예상보다 돈 잘 벌고 능력 있는 사람들과도 매칭될 수 있다는 말에 조금 놀랐다.
나는 별볼일 없는 게임회사에 다니는데, 의외로 괜찮은 점수를 받은 것 같았다. 다만 내 직업에 대해서는 내가 더 잘 알기에, 스스로 평가가 박해질 수밖에 없다. 내 생각에 게임 산업은 고용 안정성이 많이 불안정하다고 느낀다. 물론 회사에 종속되기보다는 각자의 기술을 바탕으로 프로젝트 단위로 모였다 흩어지는 구조라 장단점이 있지만, 월급쟁이 입장에서 보면 매력은 확실히 떨어진다.
또 하나 흥미로웠던 건, 특별한 기술을 갖고 있어도 학창 시절에 공부를 잘했다고 할 순 없는데, 한국 사회가 무조건 성적 순으로 사람을 평가한다고 생각했지만 꼭 그렇진 않았다는 점이다. 한우 등급표처럼 명확한 기준과 순위가 있을 것 같았던 결혼정보회사에서, 의외로 그런 부분에 대해선 비교적 편견 없이 매칭을 해준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다만 GPT는 내가 남자인 줄 알고 있어서, 성별을 바꿔 재질문을 해봤다. 등급표 자체는 비슷했지만, 나이를 올려 조정할수록 여성일 경우 평가가 점점 나빠지는 걸 알 수 있었다. 남성일 때는 시간이 크게 제약되지 않았는데, 여성일 때는 ‘타임리미트’가 붙어 서둘러야 한다는 압박이 있었다.
예전에 데이트 앱을 써본 적이 있는데, 그때 매칭된 상대가 삼성전자 직원과 초등학교 교사였다. GPT의 말대로라면 그 역시 저 등급표 안에서 무작위로 연결된 것 같았다. 결국 데이트 앱과 결혼정보회사가 비슷한 등급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는 게 아닐까 하고 짐작했다.
또한 의사, 판검사, 변호사처럼 이름 뒤에 ‘~사’가 붙는 직업은, 실제로 돈을 잘 벌든 그렇지 않든 일종의 프리미엄이 붙어 있는 것 같았다. 대형 로펌이냐 중견 로펌이냐에 따라 수입의 차이가 크지만, 그와 상관없이 무조건 상위 티어로 분류된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그러나 AI가 기술의 특이점을 향해 가는 지금, 이 등급표가 과연 언제까지 공고하게 유지될 수 있을까? AI가 상위 티어 직업들의 수입을 잠식하는 순간, 저 표는 언젠가 바뀔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직업군의 성실함만큼은 어떤 변화 속에서도 쉽게 밀려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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