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때 「운수 좋은 날」을 읽었을 때는 이런 생각이 들었었다.
1. 김첨지는 왜 자기 힘들다고 짜증을 그렇게 내고, 욕을 아무렇지 않게 할까?
부인을 진심으로 사랑하긴 하는 걸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2. 그렇게 지독하게 가난한데 왜 굳이 결혼을 하고 아이까지 낳았을까 싶었다. 더 힘들어질 게 뻔한데, 마치 자기 무덤을 스스로 파놓은 것처럼 느껴졌다.
학교에서는 이 소설이 일제강점기 사람들의 고된 삶을 보여주고, 사회를 고발하는 작품이라고 배웠다. “환경이 사람을 어떻게 몰아가나” 이런 걸 생각하라고 했는데, 솔직히 너무 옛날 얘기 같아서 잘 와닿지 않았다. 오히려 힘든 세상이라고 해서 화내고 성질부리는 걸 정당화하는 것 같아서 좀 불편하기도 했다.
고작 백 년 전 이야기인데, 지금이랑은 너무 다르다. 약을 못 사서 사람이 죽는다니, 그 시대에 태어나지 않은 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갑자기 그 소설이 떠올라서 작가를 찾아봤는데, 현진건은 43살에 결핵으로 세상을 떠났더라. 지금의 나랑 나이 차이도 별로 안 나는데, 안쓰러운 사람이구나. 결핵 때문에 죽어야 했던 세상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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