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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9.17 실버세대

by 퀘이' 2025. 9. 18.
65~80세의 사람들을 바라보며 드는 생각은 단순히 “나는 저렇게 늙지는 말아야겠다…” 하는 것이었다.
노인을 혐오하면 언젠가 늙은 나 자신도 혐오의 대상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 사실을 알면서도, 나는 존경할 만한 노인을 단 한 사람도 떠올릴 수 없다.
중학교 때 나는 자전거를 자주 탔다. 어느 날 길 반대편에서 자전거를 타고 오던 한 할아버지가 나를 보더니, “기집아가 길가로 가야지!”라고 소리치며 무서운 눈빛으로 노려보았다. 나는 그날 큰 문화적 충격을 받았다. 그 할아버지에게 어린 여자는 같은 인격체로 보이지 않았던 것 같다.
성인이 된 후 지하철에서 마주친 할머니·할아버지들 가운데에는 지나치게 자기 권리만 주장하는 이들이 많았다. 반드시 자리에 앉아야 한다거나, 이동에 방해된다며 사람들에게 비키라고 소리치는 경우가 그랬다. 그 목소리는 늘 쩌렁쩌렁했고, 짜증스럽게 들리곤 했다.
주차장에서 엉망으로 차를 대 뒷사람에게 민폐를 끼치며 싸움을 벌이는 노인을 보기도 했고, 마트에서 당연하다는 듯 새치기하는 노인을 보기도 했다.
물론 이런 사람들은 나이에 상관없이 어디에나 있기 마련이지만, 유독 노인들 사이에서 더 자주 마주쳤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반대로 나에게 도움을 주거나 귀감이 되는 노인도 있어야 할 텐데, 내 가족조차 객관적으로 보았을 때 그다지 닮고 싶은 모습은 아니었다.
나의 할머니는 나에겐 무척 다정했지만 엄마에게는 혹독한 시집살이를 시켰고, 외할아버지는 욕설을 입에 달고 살며 물건을 발로 차 깨부수곤 했다.
물론 그들은 전쟁 이후의 세대로, 열악한 환경 속에서 자라왔다. 배움의 기회는커녕 먹을 것조차 부족한 가난한 삶을 견뎌야 했다. 지금 세대처럼 어느 정도 여유를 누릴 수 있었던 환경과는 근본적으로 달랐던 것이다.
그들의 고된 노동 덕분에 한국이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나는 한 사람, 한 사람을 이해하려 애써 보지만, 존경할 만한 노인을 만나기 전까지는 편견을 완전히 버리기가 쉽지 않다.
먼 훗날 후세가 본받고 싶어하는 실버세대가 되기 위해 우리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나는 존경까지는 받지 못하더라도, 적어도 민폐를 끼치거나 귀찮은 노인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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