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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161

자신안에 갇힌 사람들 -경각심에 대한 소고- 나는 요즘 나와 세상을 연결 짓는 다리인 '소중한 사람들'과의 대화로부터 값진 선물을 받았다. 나에게 경각심을 일깨우게 하기 위해 이 글을 쓴다. 즉 이 글은 나에게 쓰는 경고문이다. -------------------------------------------------------------------------------------------------------------------------- [확고한 정의를 내세운 자신 안에 갇힌 사람들] 생각의 확신은 쇠기둥이 돼서 내 주위를 하나씩 매워간다. 가진 것이 하나 늘어날 때마다 그것을 잃을까 봐 근심이 하나씩 늘어가듯 결코 변하지 않는 인생의 1법칙, '무언가 플러스 요소가 있으면 마이너스 요소가 따름'에 속한 이야기다. 생.. 2020. 6. 5.
나물비빔밥 나는 접하기 쉽고, 값도 싸고 꽤나 맛도 좋은 비빔밥을 즐겨먹는다. 양념된 밑반찬 같은 나물 하나하나가 큰 그릇에 담겨 나오는 비빔밥의 모습은 마치 어딘가 회사에 소속되어 구성이 된 우리들의 모습 같다. 대부분의 백반집에 들어가면 메뉴 중에 비빔밥은 꼭 있다. 하지만 가게마다 비빔밥 맛의 차이는 크다. 또, 같은 재료로 만든다고 해도 재료의 배합 방법에 따라 맛은 완전히 달라진다. 맛있는 비빔밥은 한수 저의 적은 양에도 재료들의 독특한 맛이 모두 살아있다. 하나의 산나물 고유의 맛과 향이 다른 향을 내는 나물들과 어우러짐이 느껴진다. 아마 맛있는 비빔밥은 재료로 들어간 나물 무침 한 가지만 흰밥과 먹어도 맛있을 것이다. 비빔밥은 복합적인 맛이 난다는 점에서 단조로운 밑반찬 하나만 먹을 때의 맛보다 한 단.. 2020. 6. 5.
손톱 손톱 오늘 손톱을 깎았다. 한 2~3년간 길렀고 장장 1cm는 족히 되는 길이에 지속적으로 관리받는 손톱이었다. 손톱과 얼굴은 50센티는 떨어져 있는데 관리받는 손톱 덕분에 얼굴까지 예뻐 보이는 기분이 들었다. 길게 기른 손톱은 다들 보기 좋다고 했다. ' .. 그런가..? ' 나도 앞개가 짖으면 따라 짖고 왜 짖느냐고 물으면 멋쩍게 웃으며 산다. 손톱과의 첫 만남은 고등학교였다. 길었던 고등학교 시절, 내 손에는 사방이 막힌 샤프가 들려있다. 그땐 신경이 안 쓰였다. 그냥 당연했으니까. 나는 교실 안에서 눈이 뇌보다 큰 새가 되어 옆에 앉은 여우를 친구로 명명하고 즐겁게 놀았다. 생각해보니 손톱을 기르기 시작했을 무렵부터 이 길이까지 참 다소곳이도 불편했다. 가끔 내 피부 껍데기를 긁어 꺼먼 피 때가 .. 2020. 6. 5.
작은 계획과 성취감 유치원에서는 나에게 꿈이 무엇인지 물었다. 대답을 못했더니 묻고, 묻고, 또 물어댔다. 솔직히 말해서 꿈이 없었다. 아직 모르는 것들이 너무 많은 것 같았고 이거저거 다 좋아 보였다. 선택의 범위를 몰랐으니 당연히 선택은 무리였다. 내가 보기엔 모두들 나와 다르지 않아 보인다. 나이를 먹었다고 해서 모두 명확한 꿈이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유치원에선 지독하게 꿈을 강요했다. 내가 선택한 꿈은 "엄마" 가 되는 것이었다. 우선 1차로 가족에게 비웃음을 당했다. 가족들은 엄마는 자연히 되는 거라며 꿈이 고작 그거냐고 꿈을 크게 가지라고 했다. 2차로는 유치원에서 아예 다시 정해오라는 판정을 받았다. 직업을 선택하라고 했다. 엄마는 직업이 아닌 건가?? 난 언니가 시킨 대로 적당히 선생이라고 말해야 했다... 2020. 6. 5.
신데렐라의 권태 사람은 평생 동안 불안하다. 신데렐라는 불안을 업고 살지만 등에 있는 돌덩어리를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싶지 않기 때문에 그저 외면했다. 그녀가 불안을 느끼는 것은 지금 갖고 있는 것에 대한 것인데 구체적으로 돈, 집, 마차, (청소부로서의) 직위, 여러 사람들로부터 쌓아놓은 착하다는 인정, 외모의 아름다움 그리고 '살아있음' 등이다. 그녀가 결혼으로 신분 상승을 꿈꾼 것은 전혀 나쁘다고 비난받을 일이 아니다. 왜냐하면 왕자님도 적절한 이해관계에 따라 그녀를 선택한 것이고 (나는 그가 그녀의 늙음 또한 계산에 넣었으리라고 확신한다.) 그러한 '사업'은 어떻게 보면 현명하기까지 하고 논리적이기도 한 윈윈 전략인 것이다. 그녀는 안정적으로 살고 싶었다. 단지 그뿐이다. 때문에 왕자인 그를 택했다. 그가 현재 가.. 2020. 6. 5.
선녀의 고백 난 여느 때와 다름없이 나만의 비밀 장소인 자수정의 계곡에서 목욕하고 있었을 뿐이지. 그곳은 있는 듯 없는듯한 약간의 위험성이 나를 흥분시키며 뱀이 내 몸을 휘감는듯한 무척이나 특별한 느낌을 주거든. 비밀스러운 취미라는 건 새로 산 장난감 마냥 자극적이고 일나가기 십 분 전 수면처럼 달콤했는데, 어느 날 그 일이 터지고야 만 거야. "네년의 옷은 내가 갖고 있으니 여기서 미친년 취급 당하며 돌을 맞기 싫다면 나를 얌전히 따라오는 게 좋을걸?" 그래.. 어떤 남자 한 명이 잠복하고 있다가 내 옷을 훔쳐 간 것도 모자라 내 몸도 농락하기 위해 협박까지 했던 거야. 사실 옷 없는 선녀는 미친년과 다를 바가 없지.. 마력을 빼앗긴 마법사가 그냥 흰머리 할아버지로 전락하듯 말이야. 해커가 내 은행 계좌에서 전 재.. 2020. 6.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