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161 욕심덩이 밤낮없이 걷고 또 걷고 .. 지치고 허기진 밤이었다. 화려하고 더러운 도심 속 길거리에서 빛나면서 암흑인 욕심 덩어리를 보았다. 먹어선 안되는 걸 알았지만 반짝거리고 빛나는 유혹에 군침이 돌았다 한입을 먹은 순간 멈출 수 없었고 양손에 든 고깃덩이를 마구 먹어 삼켰다. 그 후 사흘 밤낮을 더러운 거리에 널브러져 괴로워했다. 아무래도 내 위와 장을 다 파먹고 있었던 것 같다. 그 고깃덩이는 자신의 의지를 갖고 있었다. 그래, 확실히 살아있는 것 같았다. 생각해보면 나는 늘 자신을 과대평가했다 배가 고파 주린 배를 움켜쥐고서 썩은 고기를 먹지 않을 자신은 대체 어디서 나온 걸까? 널브러진 시궁창 속 사람들을 보며 추잡해졌다고 욕하는 것이 두려워졌다. 내가 저 사람의 상황에서 정말로 저 고깃덩이를 거절할 용기.. 2020. 6. 5. 정보와 상황파악 어제 이런 일이 있었다. 헬스장에서 헬스를 하고 있는데 헬스장 직원이 마이크로 방송을 했다. "아아~ 여러분의 안전을 위해 죄송하지만 오늘은 여기까지만 운영합니다. 옷을 갈아입고 나가주시기 바랍니다~" 저게 도대체 뭔 소리지? 하는 생각으로 카운터 쪽으로 걸어갔다. 입구 쪽에 소방관으로 보이는 사람이 한 명 서있었다. 나는 "엥?? 뭐예요? 샤워하지 말고 지금 나가라고요?"라고 물어봤다. 나는 이때까지 상황 파악이 전혀 안됐다. 옷을 갈아입고 나가라는 말을 듣고 옷을 갈아입으러 탈의실 쪽으로 걸어가는데 아주 미미하게 타는 냄새가 느껴졌다 그때야 뭔가 평소와 다름을 느꼈다. 심지어 뭔가 이상한데? 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나는 시킨 대로 옷을 갈아입었다. 당황스러워서 옷을 갈아입으며 전화기를 한번 떨어뜨렸다... 2020. 6. 5. 희망 도종환 시인의 "희망의 바깥은 없다"를 읽어보면 희망이라는 감정이 얼마나 처절한 감정인지 감이 와서 희망을 갖고 싶지가 않다. 아니, 희망을 가져야 하는 상황에 놓이고 싶지 않다는 게 정확한 표현이겠다. 왜냐면 희망이라는 것은 절망의 구렁텅이 속에서 싹튼 것이고.. 삶이 아주 처절하고 힘든 시기라는 것을 반증하니까. 삶이 즐거운데 희망을 갖진 않으니까 말이다. 삶이 아주 충만하고 즐거운데도 희망을 갖는다는 것은 엄밀히 말하면 희망이 아니라 소망이라고 표현하거나 '충족되지 않은 또 하나의 욕심' 정도로 말해야 할 것 같다. 며칠 전 읽은 책 '절망의 나라의 행복한 젊은이들'에서는 희망을 가질 수 없는 상황을 이야기했다. 괴로운데도 참고 더 열심히, 발전적으로 살아가려는 원동력이 '희망'인데, 구조적인 결함.. 2020. 6. 5. 아틀러 독후감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요즘 유행하는 아틀러의 책을 읽었다. 아틀러 사상에 의해 나를 생각하면 나는 진취적이고 진보적인 사람을 동경하고 있는 보수적인 인간이다. 결혼을 하기 위해 돈을 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돈을 벌기 위해 결혼을 해야겠다는 목적을 설정한 것이다. 전에는 자동차를 사기 위해 돈을 번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돈을 버는 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해 자동차를 사겠다는 목적을 설정했던 것이다. 자동차를 삼으로써 그 목적을 달성한 나는 (사실은 돈 버는 행동이 너무나 안정감이 들고 익숙해졌기 때문에 편안해하고 좋아하는데 핑곗거리가 사라지자) 결혼자금이라는 목적을 새로이 만들어내고 또 내달리고 있던 것이다. 나는 늘 "쉬지 않고 멍청히 앞만 보고 달리며 살아선 안된다"라고 외쳤지만 나 자신이 가장 쉬지 않고 멍청히 앞만.. 2020. 6. 5. 우울한 것은 지극히 정상이다 우울한 것은 지극히 정상이다. 일반적인 서민으로 이 자본주의 세상을 산다는 것은 우울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인 것이라 생각한다. 우울증에 걸리는 것을 이해를 못 하겠다며 마냥 즐겁고 행복한 사람이 있다면, 내 눈에는 그 사람이 더더욱 비정상이다. 왜냐면 그 사람은 너무나 둔감하거나, 세상에 밝은 면만을 바라보겠다는 편식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울한 것이 정상인 이유를 생각해보자면, 1. 자본주의 세상에서 일반 서민층은 행복할 수가 없는 위치이다. 2. 대부분은 무소유의 행복을 찾고 싶은 게 아니라 자본의 상위층으로 넘어가고 싶을 뿐이다. 3. 일할 때는 단지 노동일뿐, 내 의지에 의해 하고 있는 일이 아니다. 잘은 모르겠지만 지금의 자본의 세상에는 피라미드의 법칙이라든가, 무슨 굴레 같은 게 있어.. 2020. 6. 5. 결혼이라는 제도의 한계 내가 좋아하는 강신주 철학박사는 결혼이라는 제도 자체가 없어져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결혼이 당위성을 가질 수 있는 유일한 이유는 "죽기 직전에 자신의 재산을 영혼의 동반자에게 합법적으로 전해주기 위함"이라고 주장했다. 그래서 '한국에서 동거로는 부족한 점이 뭔가?'를 생각했는데, 크게 두 가지다. ============================================================================ 첫째, 같이 쓰게된 재산을 법적으로 전혀 보호받지 못한다. 둘째, 불필요한 주위의 시선을 받아야 한다. ============================================================================ 외국에서는 동거도 한 가지의 삶의.. 2020. 6. 5. 이전 1 ··· 21 22 23 24 25 26 2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