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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0.04 달라진 명절 풍경

by 퀘이' 2026. 3. 7.
이번 황금연휴에는 집에서 쉬고 있다. 결혼 N년차인 지금, 시댁 방문은 1년에 한 번으로 마음대로 정했다. 남편과 심사숙고 끝에 부모님께 알렸는데, 돌아온 반응은 “그러냐”였다. 혼낼 줄 알았지만, 예상 외로 별말씀 없으셨다.
주변 친구들의 명절 연휴 계획을 들어보니 다양했다. 아이가 한 명 있는 친구 부부는 시댁 부모님과 중국으로 여행을 갔고, 딩크족인 친구 부부는 처가 부모님과 강릉으로 놀러갔다. 또 다른 친구 부부는 해외여행을 즐겼고, 우리처럼 집에서 뒹굴거리며 쉬는 부부도 있었다.
돌아보니, 많은 친구들의 집에서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이후로 친척들이 모이지 않는다. 7년쯤 전만 해도 추석이면 친척들이 모여 제사를 지내는 것이 전통적인 풍경처럼 느껴졌는데, 이제는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꽤 급진적인 변화다.
부모님 세대는 제사로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많다고 느끼셨다. 부부 싸움, 갈등, 잔소리… 얻는 것보다 스트레스가 훨씬 많았던 듯하다. 그래서 할머니, 할아버지가 돌아가시면 제사 문화는 자연스럽게 종료되는 수순이 됐다. 친구들 역시 친척을 만나는 사람은 소수다. 어차피 이제는 형제자매도 많지 않으니 모임 규모가 축소되는 건 필연적이다.
솔직히 나는 이 변화가 무척 달갑다. 몇 년 전 인터넷에서 회자되던 댓글 하나가 떠오른다.
“다 부질없는 개뻘짓이다. 진짜 조상 덕 본 사람들은 지금 다 해외여행 가고 없다. 조상 덕 1도 못 본 인간들이 음식상에 절하고 집에 와서 마누라랑 싸운다.”
실랄한 이 짧은 글 덕분인지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돌아가셔서 그런건지는 모르겠지만 제사문화는 확실히 사라지고 있다. 우리의 전통 문화같은게 사라지는 것인데 어찌이리 아쉽지도 않고 속이 시원한건지 모르겠다.
1인 가정이 절대 다수가 된 지금, 바뀐 가족 형태만큼 명절 풍경도 자연스레 달라질 수밖에 없다. 생각보다 느리게, 조금씩 변해왔지만, 그 변화는 확실히 느껴진다.
앞으로는 우리나라 추석도, 맥시코의 ‘죽은자의 날’처럼 바뀌면 좋겠다. 마리골드 같은 꽃으로 화려하게 장식하고, 해골 장식도 그려놓고, 춤추고 노래하며 조상님들의 영혼을 위로하는 식으로 말이다.
가나에서는 화려한 관을 어깨에 메고 춤추며 노래를 부른다. 고인의 일생을 축하하는 의미다. 반면 한국의 제사에서는 대부분 친척 어른들이 조카의 삶에 간섭하며, 엄숙하게 절하고 음식을 차리는 모습이 떠오른다.
솔직히 말하면, 죽고 나서도 자식들이 즐겁게 웃고 노는 모습을 보는 게 더 좋지 않을까? 엄숙하게 상다리가 부러지도록 음식을 차리고 절하는 꼰대 분위기보다, 웃음과 음악, 춤과 노래가 넘치는 장례식이 훨씬 멋져 보인다.
10년 후의 추석은 과연 어떻게 변해 있을까? 어쩌면 지금보다 훨씬 자유롭고, 웃음과 음악이 넘치는 풍경이 되어 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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