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161 2024.01.19 독자의 인내심 요즘은 만화가 아닌 웹툰의 시대고, 회. 전. 빙(회귀 전생 빙의)의 양산형 시장이다. 이게 획일적이고 상업적이라는 비판적인 시각이 많지만 읽어보면 다 꽤나 재미있다. 이런 웹툰을 읽으며 드는 생각이 '과거에 좋아했던 만화가 지금 시장에 나왔다면 그만큼 인기 있을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예를 들어 희대의 명작이라는 드래곤볼. 주인공의 레벨에서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은 압도적인 적들이 연이어 등장한다. 예전 만화라면 이런 시련이 기본적이었지만 요새 트렌드는 그렇지 않다. 분명 독자들 중에는 "뭐가 이렇게 셀이라는 악당 마음대로 진행돼? 짜증 나니까 하차" 또는 "프리저라는 애는 왜 이렇게 세고 주인공은 고전만 해? 짜증나! 하차!!" 이런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드래곤볼 .. 2024. 12. 25. 2023.12.30 노동을 하시겠습니까? 연말이라 사람들을 좀 만났기에, 평소 궁금했던 두 가지를 물어보고 다녔다. (당신도 한번 이 질문에 대답해 보면 어떨까?)1. 만약 당신이 집이 있고 차도 있고 빚이 없는 상황이고 (즉, 경제적으로 상당히 자유로운 상태라고 가정) 지금 하고 있는 일을 계속하겠는가?2. 1번 상황일 때, 월에 최소한 얼마 정도가 있어야 지낼만하다고 느끼는가?1번에 대한 답으로 예상한 것이 완전히 빗나갔다. 다들 일하지 않는다고 할 줄 알았는데 대부분 "그래도 일하겠다"라고 대답한 것이다. 한 2~30% 정도만 일하지 않고 놀겠다고 답했고 7~80% 사람들이 지금 하는 일을 계속하거나, 하다 말다 하거나, 작가 활동이나 사업같이 회사에 소속되지 않는 다른 일을 하겠다고 한 것이다. 어쨌든 노동을 하겠다는 말이다. 2번에 대.. 2024. 12. 25. 2023.12.17 요리 재료와 팀의 구성 우리가 사는 시대는 딱 한 가지만 잘 하면 되는 세상이라 매일 먹는 식사도 대부분 배달이나 외식으로 해결한다. 직접 요리를 해 먹는 사람이 더 드물게 된 지 오래지만 필자는 직접 해먹는 것을 선호한다. 그런데 요리를 하며 생각해 보니 완성된 음식 한 그릇의 이치가 게임을 만드는 내 직업과 그대로 닮아있지 뭔가.기본적으로 어떤 음식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재료의 배합이다. 만일 된장찌개를 하나 만든다고 가정하면 거기 들어가는 재료는 두 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다.1. 국물 베이스 : 멸치 다시마 된장 조미료2. 재료 베이스 : 감자 두부 애호박 양파 고기 등이것을 다시 튀길지 끓일지 볶을지 삶을지 등의 여러 갈래 중에 한 방향으로 그 큰 틀의 순서를 정한다. 게임을 만들 때에도 가장 중요한 것은 재료.. 2024. 12. 25. 2023.12.15 식집사의 삶 식물을 키운 지 8년이 되었다. 다양한 식물들로 집안이 가득해졌다. 이제는 스스로 식집사라 칭하는데 어색함이 없어졌다.식집사의 삶이란 몹시 마음이 불편한 것이다. 고양이를 키우는 냥집사의 경우를 가정해 보자. 길거리의 떠돌이 고양이를 보면 일반 사람들보다 몇 배는 불쌍함을 느낀다. 집에서 기다리고 있는 반려묘가 생각나고 측은한 마음에 물이나 츄르라도 주고 싶고 실제로 어느 정도는 이행 가능하다. 친분이 쌓일 경우 간택되어 집사가 되기도 한다. 식물의 경우는 어떠한가? 사람들은 개업 축하 기념으로 화분에 식물과 큰 리본 등을 달아서 보낸다. 그 식물은 그 화분에서 자란 게 아니다. 다른 곳에서 자라던 식물들을 파내서 합식이 불가한 여러 가지 식물을 뒤섞어 심고 보기 좋게 만든 후 출고한다. 하지만 받는 사.. 2024. 12. 25. 2023.12.07 [혼자사는게 괜찮은건 30대 까지다] 의 답글 이 글은 심하게 먹먹하다.. 읽고 나서 한참 동안 과거가 떠올라 체한 듯 갑갑했다.글쓴이와 나는 공통점이 여러 가지 있었다. 그는 나처럼 혼자서도 잘 있는 사람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오만함이 같았으리라. 글쓴이의 얼굴도 모르지만 그의 기분은 심도 있게 이해할 수 있다. 예전에 친구들이 "너는 혼자서 너무 잘 있는 것 같아"라고 말했다. 여중, 여고에서 주위 친구들은 징그럽게 서로 꼭 붙어 다녔다. 음악실이나 미술실에 혼자서 이동하는 것조차 이상하게 여길 정도로 모두들 삼삼오오 함께 행동했다. 대체로 같은 연예인을 동경하고, 유행하는 것을 공유하고 있어서 나로서는 잘 적응이 안 되는 생활이었다. 이때는 왜 인지 함께 몰려다니고 싶지 않았다. 어울리는 것도 어렵고 서먹서먹했다. 그래서 혼자 행동하곤 했다. .. 2024. 12. 25. 2023.09.16 화, 그 카타르시스의 미학 어릴 때, 부모님이나 학교 교육에서는 화는 무조건 내면 안된다고 가르치지만 살다 보면 화를 내야 할 상황도 있다. 화를 내야 상대방에게 거절의 의사가 더 명확히 전달되는 경우도 있고, 참고 인내하였지만 더는 참을 수 없는 단계라는 것을 알리는 좋은 수단이 되기도 한다. 문제는 화를 내지 않고 살다 보니 훈련이 전혀 안 되어 있어서 화를 제대로 낼 수 없다는 데 있다.화를 낼 때는 스스로 통제할 수 있을 정도의 상태여야 하는데, 대부분 참다 참다 폭발할 지경에 이르러서야 화를 낸다. 이것은 통제 불가능한 영역에서 이루어지는, 필자가 생각하는 가장 최악의 화냄이다. 이성을 잃은 화냄은 정신을 잃어버리는 것과 같다좋은 화냄이란, 즉각적인 대처여야 하고 상대방에게 명확한 의사가 전달되어야 한다. 우리는 화난 상.. 2024. 12. 25. 이전 1 2 3 4 5 6 ··· 27 다음